영국 드라마 셜록과 소설 셜록 홈스 시리즈 전격 비교·분석

시즌 2 에피소드 1 : <벨그레이비어 스캔들> vs <보헤미아 왕국 스캔들>

 

▲ 영국 드라마 셜록의 포스터.

▲ 소설 셜록 홈스 시리즈에서 셜록 홈스의 캐릭터 이미지.

201711, BBC 영국 드라마 <셜록> 시즌 4가 방영된다. <셜록>은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추리소설 시리즈를 21세기로 끌어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 시리즈다.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명탐정 셜록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결과, 이 드라마 시리즈는 국내외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셜록> 시리즈의 새 시즌 방영을 맞아, 필자는 드라마 <셜록>과 소설 셜록 홈스 시리즈를 비교 및 분석해보고자 한다. 시즌 1 첫 번째 에피소드 <분홍색 연구>를 다루었던 지난 기사에 이어, 이번 기사에서는 시즌 2 첫 번째 에피소드 <벨그레이비어 스캔들>을 다룬다. 원작과 드라마의 내용은 어떻게 다를까? 드라마에는 원작들의 내용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었을까? 이 비교·분석의 일부는 가이 애덤스의 책 <셜록 케이스북>에서 참고했음을 미리 밝힌다.

보헤미아 국왕과 영국의 왕족

드라마에서 셜록은 영문도 모른 채 헬기를 타고 영국 버킹엄 궁전으로 이송된다. 그곳에서 왕족이 찍힌 민망한 사진들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그것도 목욕 가운을 입은 채로 받는다. 이때 의뢰는 셜록의 형 마이크로프트와 왕족의 관계자가 대신 전달한다. 셜록은 의뢰인이 스스로의 신원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의뢰를 처음에 거절하려 한다. 이때 셜록의 대사(“난 내가 다루는 사건의 한쪽에만 미스터리가 있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 양쪽 다 그러는 건 좀 혼란스럽거든.”)는 셜록 홈스 시리즈의 다른 작품인 <거물급 의뢰인>에 나온 것이다.

반면, 원작에서는 의뢰인인 보헤미아 국왕이 베이커 가에 직접 찾아온다.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그는 아이린 애들러라는 이름의 여자에게 찍힌 사진들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다만, 그 사진들의 선정성의 수위는 원작보다 드라마에서 훨씬 높게 나타난다.   

 

목사로 변장한 홈스

드라마에서 셜록이 아이린 애들러를 만나러 가기까지의 과정은 소설과 매우 흡사하다. 아이린의 집에 사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셜록은 목사인 척 연기하며 그녀의 집에 들어간다. 집에서 그는 왓슨의 도움으로 집에 불이 난 것처럼 가장해 그녀가 사진을 어디에 숨겼는지를 알아낸다. 원작에서도 셜록은 같은 방식으로 사진의 소재지를 파악한다.

다만 셜록이 아이린을 처음 대면했을 때 아이린의 이미지는 원작과 드라마에서 매우 다르다. 원작에서 아이린은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지도 않고, 셜록을 채찍질하지도 않는다. 이는 원작에서 셜록이 그녀를 의문스럽고 뭐라고 종잡을 수 없는 여인이라고 묘사하며, ‘그 여자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붙인 것과 관련하여 스티븐 모팻이 생각해 낸 이미지다.

1895

드라마에서 왓슨의 고장 난 블로그 방문자 수는 1895에 멈춰 있다. 이는 1895년이 셜록 홈스가 최고로 활약했던 해인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 에피소드 내의 또 다른 사건에 대한 원작인 <브루스 파팅턴 호 설계도> 사건을 셜록이 해결한 것도 1895년이다. 실제로 올해 개봉한 <셜록: 유령신부>에 대해서도, 작가 마크 개티스는 그 작품의 배경이 1885년이 아닌 1895년이라고 굳이 강조한다. 블로그 방문자 숫자로 1895를 굳이 택한 것은, 이 사건에서 셜록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질 것임을 암시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셜록 홈스와 사냥 모자

셜록 홈스의 이미지와 사냥 모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보스콤 계곡 미스터리>(1891)에서 처음 언급된 사냥 모자는 <경주마 실버 블레이즈>(1892)의 삽화에서 셜록의 머리 위에 씌워지면서 모든 독자들에게 각인된다. 삽화가 시드니 패짓은 셜록은 귀마개가 달린 여행모자를 쓴 날카롭고 열정적인 얼굴이라는 도일의 설명에 충실하기 위해 사냥 모자를 등장시켰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셜록은 유명해진 왓슨의 블로그 때문에 몰려온 기자들을 피하기 위해 옆에 걸려 있던 사냥 모자를 눌러쓰고 나간다. 사냥 모자를 쓴 셜록의 사진은 신문 1면에 대서특필됐고, 사냥 모자는 셜록의 트레이드마크가 된다. 셜록은 그 사실을 굉장히 민망해한다.

원작 제목 비틀기

드라마에서 왓슨은 자신의 블로그에 셜록이 해결한 사건들을 정리한 글을 쓰는데, 각각의 사건에 그가 붙인 제목들은 원작의 제목들을 비튼 것이다. 예를 들어 <변태 통역사(The Geek Interpreter)><그리스어 통역사(The Adventure of the Greek Interpreter)>을 비튼 것이고, <주근깨 금발(The Speckled Blonde)><얼룩 끈의 비밀(The Adventure of the Speckled Band)>를 비튼 것이다. 또한 <배꼽 치료법(The Navel Treatment)><해군 조약문 사건(The Adventure of Naval Treaty)>를 비튼 것이다. 셜록 홈스 시리즈의 마니아로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 마크 개티스의 재치가 빛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