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토익, 지방대, 학점 3.2 도 취업”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기억하시나요? 스펙업 카페에서 한동안 회원들에게 굉장히 핫했던 게시물입니다. 게시물 내용 또한 흥미로운 헤드라인만큼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들로만 채워져 있었습니다. 조회 수가 약 2만에 달하고 댓글이 200개 넘게 달릴 만큼 게시글의 주인공에게 문의가 빗발쳤죠. 많은 분들이 이분의 취업스토리를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어 하셔서 직접 인터뷰를 요청 드렸습니다. 이 게시글을 보기에 앞서 인터뷰이가 작성했던 게시물을 한번 보고 오셔도 좋겠네요.:)
‘무토익, 지방대, 학점 3.2 도 취업’ 게시글 : http://cafe.naver.com/specup/4276556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국내 제약사의 영업부에 소속한 박진현입니다. 부산 한국해양대학교 재학생이며, 졸업은 2016년 8월로 생각 중입니다. 본격적인 구직활동은 2015년 9월(4학년 2학기)부터 시작해서 약 10개월 동안 했네요.
 
 
제약업에 관심이 많으셨다고.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처음에는 ‘생명공학 연구원’이 되려 했어요. 이후 ‘마케터’, 그리고 ‘영업사원’으로 진로가 바뀌었죠.
 
저는 생명공학을 전공했어요. 전공 특성상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 과정을 마친 후, 국가나 기업체의 연구소에 들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요. 실제로 동기들 중 70%는 대학원에 진학했고요. 하지만 휴학 기간 동안 ‘오픽리더스클럽’이라는 마케팅 대외활동을 경험하며 ‘이런 활동을 직업으로 오랫동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네이버 블로그로 SNS를 시작하고 다른 마케팅 대외활동(네이버트랜드리포터)과 인턴(배달의민족)을 하며 마케터를 목표로 하나씩 준비했어요.
 
2015년 9월(4학년 2학기)이 되었고, ‘마케팅’ 직무만 보고 여러 기업에 이력서를 작성했습니다. 30군데 중에 2군데밖에 합격하지 못했고, 이것마저도 모두 인적성 단계에서 탈락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면접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채로 2015년 하반기를 마쳐야 했습니다.
 
하반기를 마치고 그 동안 지원한 30군데의 기업을 다시 검토해봤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코오롱인더스트리, LG화학, 이노션, SPC, 이랜드, CJ푸드빌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 직무에 무작정 지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리고 “아무리 같은 마케팅 직무라도 사업 분야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를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해봤어요. 많은 고민 끝에 제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고, 고등학교 때부터 흥미로워 했던 생명공학 분야를 살린 제약 마케팅을 하면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냈죠. 또한,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영업 현장을 경험해야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약 영업을 목표로 하여 다시 하나씩 준비했습니다.
 
 

▲S제약 영업부 박진현씨

 
 
신문과 제약 관련 자료들을 스크랩하셨는데 몇 개월 동안 하셨나요? 
 
신문 스크랩은 2015년 1월에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땐 기사 스크랩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몰라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기사를 모두 스크랩했어요. 그러다 보니 신문의 반이 스크랩 되어 있었고, 시간도 세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3개월을 했는데 4학년 1학기 중간 고사를 준비하면서 신문 스크랩을 조금씩 등한시 여겼고, 결국 지속적으로 하지 못했죠.
 
그 후, 동년 10월에 다시 시작하여 2016년 6월까지 약 9개월 동안 했습니다. 이번에는 신문을 읽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사 하나만 스크랩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붙어서 글이 점점 더 빨리 읽혀졌고, 스크랩에 대한 부담도 적어 하루에 최대 1시간만 투자하면 되었습니다.
 
신문 스크랩은 사회, 경제, 문화 등 전반적인 사회 이슈와 의학, 제약 분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했습니다. 꾸준한 신문 스크랩으로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현재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이슈를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사마다 코멘트를 적으면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했고, 이것은 자기소개서에서 ‘현재 제약 사업의 트랜드 및 방향’을 설명하며 제약업에 지원한 동기 및 배경을 설명하는 데에 조금 더 논리적이고 제 생각이 포함되어 있는 글로 쓸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토론 면접에서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 기업의 토론면접에서 약물 복용으로 인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허용에 관한 찬반 주제를 주었습니다. 저는 박태환 사태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었기에 어떤 부분에서 충돌하는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지를 알고 있었죠. 무엇보다 신문 스크랩을 하면서 면접에서 현재 사회 이슈나 업계 동향 등을 묻는 질문에서 제 답변이 정답은 아닐지라도 남들 보다 잘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취업 준비를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으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보통 어학을 포기하기 쉽지는 않으니까요. 실제로 고민이 많으셨나요?
 
사실 저도 다른 많은 분들처럼 방학 동안 토익 학원도 다녀보고, 학업과 병행하며 독학으로 영어 공부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게 과연 나에게 꼭 필요한 스펙인가”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토익은 시작과 동시에 포기하기를 반복했습니다. 대신 “OPIc을 해서 커트라인 점수만 맞춰 놓자”라는 생각과 함께 스피킹을 준비 했습니다. 
 
어쩌면 토익 포기가 정말 큰 도박일 지도 모릅니다. 남들은 다들 높은 점수를 가지고 있고 저와 함께 면접을 준비했던 분들, 면접에서 만났던 분들도 높은 토익 점수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면접에서 그 어느 면접관도 토익에 관한 질문은 하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토익은 제가 준비하는 직무에 대해서는 그렇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제약 영업사원, 약사, 의사들을 직접 만나셨다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 접촉하셨나요?
 
먼저, 제약 영업사원(이하 MR : Medical Representative)을 비롯한 인사부 등 제약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만난 것부터 말씀 드릴게요. MR을 만나기 위해서 모 한국 얀센 사무실에 찾아간 적 있습니다. 일주일 전에 사무실을 옮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야 했어요. 그 후, 지인 중 MR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분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각 회사의 인사팀과 만나기 위해서 올해 3월에 있었던 바이오잡페어에 참석했습니다. 몇 주에 걸쳐 만든 포트폴리오를 들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1일 일정으로 다녀왔어요. 한국 MSD, 동화약품, 건일제약, 셀트리온 등 다양한 제약회사의 인사부에 소속한 분들과 대화를 하며 제약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제 포트폴리오를 직접 가져가셔서 검토한 회사도 있었어요.
 
▲2016 바이오잡페어
 

 

▲포트폴리오 표지
 
 
약사 및 의사를 만나기 위해서는 직접 찾아가는 수 밖에 없어요. 찾아간 약국 및 병원은 몇 십 군데 되었던 것 같아요. 사실, 약국보다 병원이 더 찾아가기 어려웠습니다. 이분들에게 물었던 질문은 약의 기전, 약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 해당 약품이 실제 시장에서 얼만큼의 점유율을 차지 하고 있는지, 약사님은 이 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도 입니다. 대부분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찾아 갔어요. 그러면서 미래의 고객이 될 분들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했어요. 의사나 약사는 사회에서도 소위 말하는 엘리트층이니 앞으로 영업하는데 이런 경험도 정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병원은 갈 때마다 손님으로 가득 했습니다. 그래서 의사를 통해 정말 알고 싶은 정보가 있는데 병원이 너무 바쁘면 손님이 되어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이때 물어봤던 것이 자궁경부암 주사, 제2형 당뇨병 치료약이었습니다. 그리고 MR직무를 준비하기 위해 찾아 뵈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명함 한 장 받았습니다. 나중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대학병원에 가면 병원 내에서 이동중인 의사들이 아주 많아요. 정중히 인사 드리고 소개 및 찾아간 목적과 궁금한 것을 여쭤보면 대부분 간략하게라도 말씀해주세요.  
 
반면, 약국은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손님이 있는지 없는지 바로 알 수 있거든요. 손님이 없을 때 약국에 들어가거나 들어간 후에 손님이 있으면 손님이 용무를 보고 가실 때까지 기다렸다 궁금한 점을 여쭤봤습니다. 질문의 내용은 비슷해요. 대부분이 약에 관련한 내용입니다.
 
제 질문에 대해서 하나라도 더 설명해주시려는 분들이 있는 반면, 바쁘다고 손사래 치며 나가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나가라고 할 땐 그냥 나왔어요. 바로 옆에, 혹은 조금만 더 걸어가면 약국이 또 있거든요. 퇴짜를 맞아도 크게 상관은 안했습니다. 이런 분들도 있을 수 있겠구나.. 정도였고, 후에 영업할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오히려 더 좋았어요. 약사도 약국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던 사건이었습니다. 
 
또, 어떤 분께는 ‘콕시브 제제’(소염진통제)를 얼마나 사용하고 계시는지에 대해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현재 사용하는 약품은 어떤 건지, 이 약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지, 필요하면 사진이라도 찍어가라고 하셨고, 지난 한 달 동안 처방한 수치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자주 가다 보니 다음에 찾아갔을 땐 “오늘은 뭐 때문에 왔냐”고 하면서 반겨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약품에 대한 정보 및 특징과 시장의 실제 반응을 알 수 있었던 점,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던 의사와 약사를 이제는 전 보다 편하게 느끼게 됐다는 점, 사람의 성향은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달을 수 있었던 점 등 많은 부분을 경험 할 수 있었습니다. 
 
 
▲관심 있는 약품을 시장 조사한 자료 사진 (콕시브 제제)
 
 
현재 제약 영업부는 무슨 일을 하나요? 해당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제약 영업사원을 MR이라고 합니다. (MR은 Medical Representative의 약자로 의약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MR은 의사나 약사에게 자신이 속한 회사의 약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합니다. 따라서 주 고객인 의사와 약사에게 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약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 해요. 저도 한 달 보름 동안의 교육기간 동안 약 공부 때문에 하루 평균 3~4시간만 잘 수 있었습니다. 50시간을 깨어 있었던 날도 있었습니다. (생명공학이나 약학을 전공하신 분들은 상대적으로 덜 힘들 수도 있지만, 약과 전혀 관련 없는 분들은 엄청 힘들어 합니다.) 취업 준비 기간에 MR을 지원하시는 분들은 컴퓨터와 같은 지금 당장 필요 없는 자격증을 준비할 시간에 약 공부를 해 놓는 것이 입사 후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에요. 
 
▲회사 교육 기간 중 공부했던 자료 및 책자
 
 
그 이외에는 긍정적인 생각, 열정 그리고 끈기 등이 중요해요. 이건 다른 직무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기본’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수 많은 성향의 고객을 상대해야 할 영업 직무에는 더더욱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정리하면, 제약 영업은 의사 및 약사에게 약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우리 제품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제품까지 공부해야 합니다. 의료 기술이나 약에도 트렌드가 있기 때문에 끊임 없이 공부해서 고객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고객을 상대할 일뿐만 아니라 공부도 열정과 끈기가 있어야겠죠?
 
 
마지막으로 스펙업 독자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려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더 나아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한 시간을 조금 더 많이 투자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막연히 남들이 다 가지고 있으니까 자격증을 준비하고, 영어 점수는 기본 스펙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소중한 방학기간을 파고다에서 보냅니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업 준비 기간에 똑같은 일들을 합니다. 물론 본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영어 공부를 하거나 자격증 공부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에요. 하지만, 아무 목적 없이 ‘남들이 하니까’ 그저 ‘불안하니까’ 라는 마음으로 취업 준비를 하면, 한 달 후 공채 기간에 자기 소개서를 작성할 때, ‘차별화된 경험을 쓰시오’, ‘본인의 장점을 쓰시오’, ‘왜 이 직무를 하려고 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쓸 말이 없을 겁니다. 
 
남들 눈치 보지 말고, 인터넷에서 하는 이야기만 듣고 판단하지 마세요. 본인이 직접 발로 뛰어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고 그 일에 열정을 다하세요. 그 후에는 ‘남들은 현재 무엇을 하는가’에 대해서 자신과 비교하지 말고, 본인의 열정이 남들에 비해 얼마만큼 더 열정적인가에 대해서만 계속 생각하는 거에요. 
 
890에서 한 달을 투자해서 900을 만들었다고 해도 나중에는 950과 비교할겁니다. 계속 떨어지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데도 말이에요. 남들과 달라야 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남들이 하는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도전하는 것 모두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