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를 하는 것도 마케터에 도움이 된다? – 쏘카 이상헌 마케팅 매니저 인터뷰
– 다양한 경험은 마케터로 가는 초석

친구 A : 방학인데 뭐해?
친구 B : 아무것도 안 해. 나 잉여야 
친구 A : 나도…

방학 때 흔히 볼 수 있는 친구들 간의 대화이다. ‘잉여’가 정말 나쁜 것일까? 요즘 같이 학기 중에는 학점을, 방학 때는 스펙을 쌓아야만 하는 치열한 시대에서는 ‘잉여’인 상태가 나쁘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것이 타인에 의한 평가이든 자신 스스로에 의한 평가이든지 말이다. 

하지만 ‘잉여’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다 쓰고 난 나머지’이다. 학기 중에 열심히 공부하고 방학 때 잠시 ‘잉여’인 상태가 되는 것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고 충전이 되어야만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오늘은 쏘카 마케팅팀에 재직 중인 이상헌 매니저를 만나보아 마케터가 되려면 어떤 것이 중요한지 들어 보려고 한다. 인터뷰 중 재미있었던 점은 요즘 같이 바쁜 시대에 ‘잉여짓’ 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게임을 해도 마케터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는 점이다. 이상헌 매니저가 어떤 관점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마케터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인지 들어보도록 하자.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이상헌 마케팅 매니저는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한 뒤 광고대행사 ‘이노션’을 거쳐 현재 쏘카 마케팅 매니저로 활동하는 중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쏘카 마케팅 팀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헌입니다.

Q. 쏘카 마케팅팀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쏘카 마케팅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캠페인, PR 등 마케팅에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처음에 기획 /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신 계기는 무엇입니까?

사실 어렸을 때는 PD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다 보니 신문방송학과와 비슷한 광고홍보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광고홍보학과를 다니다보니 광고기획 쪽에 관심이 많아져서 활동을 하게 되고 광고 대행사를 거쳐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광고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여러 TV 광고 캠페인을 보면서 저도 광고 캠페인을 집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대림 – e편한 세상 지구 온난화 관련 캠페인인데 이 캠페인을 보면서 광고 쪽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이노션에서 현재 다니시는 쏘카로 이직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평소에 사회적 문제에 대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광고 대행사인 이노션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보던 와중에 쏘카 마케팅팀에 자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쏘카를 선택한 이유는 쏘카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사회적 문제인 교통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라는 것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Q. 이노션에서 쏘카로 이직을 하시면서 업무적으로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사실 마케팅 기획을 하는 부분에서는 이노션에서나 쏘카에서나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이노션에서는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찾는 부분에 중점을 두었지만 쏘카에서는 소비자가 남긴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고객들이 서비스를 직접 이용했을 때, 캠페인을 진행하였을 때 발생되는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기간에 쏘카의 이용률이 갑자기 낮아졌을 때 과거의 데이터들과 비교해보니 과거에도 이 기간에 이용률이 낮았다면 그 원인을 찾으려 노력을 합니다. 원인을 찾아 본 결과 그 기간은 대학생 시험기간 이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원인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죠.

쏘카의 인프라 확대를 위해 어느 지역에 증차를 해야 되는지 결정 하는 것에도 도움이 됩니다. 차들이 놀고 있는 지역에 증차를 하기 보다는 예약이 몰려 대기가 많은 지역을 파악하여 그곳에 증차를 하는 방식인데 이렇게 데이터에 기반하여 일을 진행하는 것이 광고 대행사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쏘카에서 담당하셨던 캠페인 중 데이터를 활용한 사례를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쏘카의 마케팅 캠페인 목적은 이용률이 낮은 시간대에 캠페인을 진행해서 이용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올해 매달 다른 주제를 가진 마케팅 캠페인 ‘월간 쏘카’를 진행하였습니다. 현재 7월은 ‘심야’이고, 6월은 ‘야구’, 5월은 ‘주중 낮 할인’이란 주제로 진행을 하였습니다.

그 중 6월 주제인 ‘야구’의 경우 과거 마케팅 캠페인 결과를 보니 6월에 야구 채널에 광고를 넣었을 때 전환율이 높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쏘카를 잠재고객들 중에 야구팬이 많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쏘카와 프로야구의 연관 고리를 강화하기 위해서 쏘카 사용자들에게 응원하는 팀을 투표를 하게한 뒤 선택한 팀이 질 때 마다 쿠폰을 지급하였습니다. ‘야구팬이라면 쏘카가 신경을 쓰고 있다!’, ‘야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쏘카를 타고 풀어라!’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쏘카와 프로야구의 연관 고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진행한 캠페인입니다.

데이터 기반 마케팅의 단점은 데이터가 의사결정을 하는데 어느 정도 근거가 될 수는 있어도 미래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데이터는 과거의 결과값이기 때문에 데이터에만 매몰되어 있으면 진부한 이야기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데이터 보다는 직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카셰어링 업계에서 후발주자인 쏘카의 브랜딩이 잘 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쏘카와 그린카는 둘 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린카는 단기 렌터카라는 컨셉을 가지고 발전을 하여 현재 대기업에 인수된 상태이고 쏘카는 사회적문제인 교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철학을 유지한 채 스타트업으로 남아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카셰어링이라는 업의 본질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린카보다는 쏘카가 카셰어링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았을 때 쏘카의 브랜딩이 잘 된 이유는 핵심 타겟 공략을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쏘카는 젊은 학생들에게 카셰어링이라고 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 하였습니다. 단순히 돈이 없어서 저렴하게 렌트를 하는 것이 아닌 단기 렌트를 통해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도 쏘카의 캠페인을 보면 슬로건은 <타면 된다! 쏘카> 였고 이성경, 남주혁등 젊은 워너비 모델을 내세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Wannabe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모델들을 활용해서 ‘쏘카를 타는 사람들은 쿨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다.’ 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반면 그린카는 <대한민국에 차 없는 남녀가 사라진다. 5000만의 마이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캠페인을 진행하였는데 슬로건에서부터 성격이 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쏘카를 타는 것이 단순히 ‘저렴한 단기 렌트카를 타는 것이 아닌 쿨한 라이프 스타일이다.’ 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
 
이런 차이는 작은 부분에서도 나타납니다. 쏘카와 그린카 차량에는 모두 카셰어링 차량임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사용자들이 스티커가 부끄럽다고 말했을 때 그린카는 스티커를 떼었지만 쏘카는 그 스티커 자체가 쿨한 라이프 스타일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란 메시지를 주고 싶었기 때문에 스티커를 계속 부착하여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Q. 마케터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입니까?


▲이상헌 매니저는 10년 가까운 학창시절 동안 공모전, 동아리, 여행, 창업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꾸준히 해 본 것이 직관을 기르는 것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였다.

마케팅 직무에 가기 위해서는 호기심을 많이 가지고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 많은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 부분에서 일부의 경험이라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서양 미술사 책을 통해 모나리자를 본 사람과 직접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모나리자를 본 사람이 가지는 느낌의 풍성함에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책을 통해 본 모나리자는 그 그림 하나뿐이지만 실제로 그 그림을 본 사람은 그 곳의 분위기, 주변 관람객들의 반응까지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잉여짓도 해본 사람들이 잉여의 마음을 알고 게임도 폐인처럼 해본 사람들이 게이머들의 심정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잉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의 마케터가 될 수 있는 것이고 광고대행사에 가서 게임업계 클라이언트를 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평상시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감각을 열어둔 채로 많은 것을 경험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Q. 대학생 때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되었습니까?

사실 저는 막연히 시간을 보내는 것에 두려움이 있어서 활동을 다양하게 했었습니다. 2002년도에 입학해서 2011년도에 졸업을 하였는데 그 동안 마냥 쉬는 기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학창시절 동안 어학연수를 가장한 쇼핑연수를 가기도 하였고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해보기도 하고 인턴, 여행, 밴드 동아리, 공모전 등 꾸준히 무언가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이  직관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마케터는 좁고 깊게 아는 것 보다 넓고 얕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좁고 깊게 알고 있으면 모르는 영역에서는 정보가 없다는 뜻인데 넓고 얕게 알고 있으면 일을 하다가 막히더라도 그때 가서 그 분야에 대해 깊게 파면되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예로 들면 게임을 한 번도 안 해본 상태로 게임 광고를 맡는다면 굉장히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봤을 때 게임 광고를 맡는다면 게이머의 심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깊게 파고들면서 이해를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Q. 일하시면서 보람있는 점과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마케터는 본인이 준비했던 작업물이 대중에게 전달되었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준비하는 캠페인이 대중에게 전달되기 전까지는 다양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싸움입니다. 캠페인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고 회사 내 외부 사람들과 협업을 기반으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계속 있는 곳이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지속해서 생각해내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Q. 아이디어가 고갈되지 않게 하려면 충전의 과정이 필요한데 매니저님만의 충전 방법이 있으십니까?

이런 관점에서 앞서 말한 여러 분야에 호기심이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으면 이동하는 시간에도 무언가를 찾아보게 되고 이런 어떤 분야에 대해 찾아보는 것이 하나의 Input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휴가기간 동안 여행을 간다든지 바빠서 하지 못했던 것을 하면서 Input이 되기도 합니다.

Q. 개인적인 목표나 꿈은 무엇입니까?

제가 즐길 수 있으면서 지속가능한 일을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케팅은 감각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중요한데 이런 측면에서 마케팅이나 광고를 하는 사람들이 조직에서 가질 수 있는 수명이 그렇게 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말로 즐기면서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하는 중입니다. 제가 하고있는 마케팅이란 업을 계속하되 외부의 요인에 의해 내가 일을 할 수 있고 없고가 결정되는 것이 아닌 저 자신의 의지로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취준생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습니까?

사회의 잣대보다는 본인의 잣대를 먼저 세우시면 좋겠습니다. 사회에서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하는 ‘대기업’, ‘안정적인 회사’ 보다는 ‘자신이 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업’, ‘자신이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회사를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대기업에 들어가더라도 막상 회사에 들어가면 회사 욕을 안 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연봉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기쁨에 즐겁게 일을 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면 부모님이나 주변의 시선이 호의적일 수는 있겠지만 인생을 길게 보았을 때 40대 중반의 대기업 출신의 사람과 20대부터 자신만의 것을 쌓아나간 40대 중반의 사람의 내공 차이는 굉장히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게 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