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누구보다 바쁘고 뜨겁게 보내는 여자들이 있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비롯해 각종 페스티벌에서 에이드와 크루치노를 파는 ‘에이콘 크루’다. 길게 늘어선 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블랜더를 돌리고 있으면 인상이 찌푸려질만 하지만 그들의 부스는 항상 신나는 음악과 춤이 함께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즐겁게 만드는 것일까? 놀면서 돈을 벌고 싶었다는 그녀들을 인터뷰 해보았다.
 
 
▲렛츠락 페스티벌에 에이드부스로 참여한 에이콘크루 모습이다.
 
 
Q. 에이콘크루는 어떤 사업을 하는 팀인가요?
A. “궁극적으로는 스트릿벤더(street vendor)를 지향하며 현재는 각종 뮤직 페스티벌에의 F&B부스에서 에이드와 크루치노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음료나 음식보다는 ‘에너지’를 팔기 위해서 신나는 음악을 틀고 다 같이 신나게 놀면서 일하는 팀입니다.”
 
 
Q. 에이콘크루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두 분이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저희는 대학시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만났어요. 용인대학교에서 체육과 경영을 전공한 저희는 같은 과도 아니었지만, 거의 하루 종일을 함께하면서 둘도 없는 사이가 되었죠. 그러던 와중 외국인 교수님께 제안을 하나 받게 됩니다. 호주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커피 브랜드인 ‘머즈버즈’를 한국에 론칭하는 사업을 함께 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죠. 당시 한명은 이미 회사에 다니고 있던 중이었음에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되면서 ‘사업적 동지’가 되었죠. 그 사업은 결국 실패했지만, 그것을 계기로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꼭 성공시켜보자는 일념을 갖고 만들게 된 것이 ‘에이콘 크루’예요.”
 
 
▲당시 홍콩에서 pt를 진행했던 머즈버즈 팀과 교수
 
 
Q. 머즈버즈 사업은 왜 실패했나요?
A. “한마디로 사업의 크기에 비해서 그것을 실행시킬 저희의 능력이 부족했던 거죠. 초반에는 프로젝트가 굉장히 잘 진행이 됐어요. 홍콩에서 ‘머즈버즈’의 아시아 진출 세미나가 열렸을 때도 한국의 저희 팀원 전체가 초청을 받아 pt도 잘 진행하였고 한국 마스터 프랜차이즈도 획득하게 되었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게를 열 자본금이 없었어요. 그래서 투자를 받기 위해서 여기저기 찾아다녔지만, 아무런 경력도 경험도 없는 학생이었던 저희에게 투자를 해주겠다는 회사가 없었어요. 당시에 사업을 제안했던 교수님과의 의사소통이나 문화적 차이도 극복하지 못했고 여러 가지 악조건이 뒤따라서 결국 팀이 해체되었죠.”
 
 
Q. 새롭게 ‘에이콘크루’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머즈버즈 프로젝트 사업을 시작하고 실패하기까지 약3년이 흐른 후에 우리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어요. 난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운전도 안하는 내가 드라이브 스루에 왜 매달리고 있을까 생각했죠. 주변 친구들은 직장을 얻고 안정적인 생활을 해나가고 있는데, 사업을 하겠다고 직장까지 때려 치고 나온 우리가 ‘남들보다 정말 잘할 수 있는 것’이 뭘까 생각한 결론은 그거였어요. ‘남들보다 체력 좋고 잘 노는 것’”
 
“놀면서 할 수 있는 사업이 뭘까 생각하다가 해변에서 디제잉 파티를 열어보자고 결심했어요. 그 때 둘이서 마인드맵을 그렸었는데, 그때 적었던 것 중에서 가장 마지막에 적었던 게 사실 페스티벌이에요. 해변이나 캠핑장은 사적인 이익을 취할 수 없게 법적인 제제가 많아서 진행하기가 힘들었고 우연치 않게 페스티벌 F&B부스 관계자를 소개받고 많은 조언을 구한 끝에 공식적으로 입점 지원을 하게 되었죠.”
 
“부스 입점을 위해 필요한 자본금 천만 원을 벌기 위해 둘 다 투잡을 뛰었어요. 대출도 여러 가지 여건상 불가능 했고, 그때 역시 어딘가에서 투자를 받기에 역부족인 상황이었어요. 사실 그때 당시에는 아이템에 대한 구상 보다는 생각한 사업을 현실화 시키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평일 내내 각자 일하고 주말에 겨우 짬을 내어서 아이템 회의를 했어요. 공식적으로 에이콘크루가 출범할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목표로, 그 전에 조그만 타 페스티벌부스도 열어보고 또 그것을 자양분 삼아 주말마다 만나 회의를 하면서 6개월 동안 사업 준비를 완성시켜 나갔어요.”
 
 
 ▲에이콘크루의 부스가 성행하는 모습과 멤버들이 일하는 모습이다.
 
 
정식 사업자도 없이 시작한 8월의 펜타포트는 대 성공이었고, 머즈버즈 프로젝트 이후 처음으로 돈을 버는 순간이었다. (당시 순이익이 천만 원을 넘겼다고 한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과 그동안의 노력과 실패를 생각하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구상한 사업아이템이 현실화되고 성공을 하는 모습을 보며 본인들의 역량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Q. 창업을 하면서 도움을 받았던 기관이나 멘토가 있나요?
A. “당시에도 청년창업지원센터는 많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어요. 요즘엔 자금도 지원해주는 곳이 많지만 그 때는 기관들이 거의 평가나 조언만 해주는 정도였거든요. 사실상 그냥 지인들이나 먼저 창업을 한 선배들의 조언들이 더욱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어봐야 뭐든지 습득이 되는 것 같아요.”
 
 
Q. 사업을 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인가요?
A. “아이템 자체가 시즌장사이기 때문에 시즌이 아닐 때에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사업에 완전히 매진하고 싶은데 생활비는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꿈과 현실에 괴리가 생기는 그 시간을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들어요.”
 
“그리고 남들의 인생과 비교적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들어 힘들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별로 부럽다거나 하지 않아요.”
 
 
Q. 힘들 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가족과 친구들이요. 항상 믿어주고 응원해주니까 힘이나요. 그리고 3년차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다른 페스티벌에서 먹었다가 또 찾아주셨다는 손님들도 많은데 그럴 때 정말 많은 보람을 느껴요.”
 
 
Q.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A. “‘창업하지 마라!’ 장난이지만 진심이기도 해요. 창업하는 건 좋지만, 제일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선 ‘나’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필요하고요. 창업 아이템을 구상할 때 그게 제일 중요하지, 요즘 잘나가는 걸 따라하는 건 의미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우리 아이템은 참 식상하거든요. 그런데도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우리는 잘 노는 사람들이고 놀면서 일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예요. 모든 일에는 버텨야 되는 시기가 오는데, 우리사업이 우리한테 재미없으면 오래 못 버틸 것 같았거든요. 삶에 정해진 정답은 없고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걸 잘 하면 되는 것 같아요.”
 
“남의 말을 그다지 많이 들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선배들이나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 말들을 다 들었으면 사업 시작도 못했을 거예요. 다들 동업하지 말라고들 하니까요. 뭘 하지 말라는 사람들은 다들 자기들이 실패했으니까 하는 말들이예요. 그 사람들이 실패했다고 다른 사람들도 실패할거라는 보장은 없잖아요.”
 
 
▲에이콘크루의 두 CEO(좌: 유명주씨 우: 차수연씨)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여러 창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모두 받는 것을 추천했다. 초기 창업 자본을 마련할 때 센터의 저금리 상품을 이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만일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신감과 자신, 그리고 아이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일단 현장에 뛰어들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Q. 향후 개인적, 사업적 목표는 무엇인가요?
A. “개인적인 목표는, 제가 하는 사업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으면 좋겠어요. 같은 경험일지라도 사람마다 각각 다른 것을 느끼니까, 그게 또 다양한 가능성으로 열린다고 생각해요.” 
 
“사업은 계속 할 생각이고,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어떻게 더욱 발전시킬지 고민중이예요. 원래 하고 싶었던 해변에서의 디제잉 파티를 꼭 열어보고 싶기 때문에, 국내에서 힘들다면 해외로 진출할 생각도 하고 있어요. 현재 중국에서 사업 준비하는 친구로부터 중국 페스티벌에서 음료를 팔아달라는 제안도 받은 상태이구요. 점차 조금씩 나아가야죠.”
 
“우리는 한 가지 일을 잘 못해요. 포메이션은 계속 변동이 되겠지만, 기본적인 우리만의 틀은 계속 가져갈 거 에요. 우리만의 틀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고 우린 그걸 전부 다 해보고 싶어요.”  
 
이들은 당장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할 일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늙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그것이 그녀들의 인생목표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