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문대생이 승무원의 꿈을이루기까지.’

간절함이 무기였던 최솔 승무원의이야기.

 

세계 곳곳을 누비는 승무원. 많은 여성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되어 지망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러나 승무원 관련된 실질적 정보는 얻기 쉽지 않으며,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취업준비에 지쳐 위로가필요하거나, 승무원에 대한 정보를 찾는 스펙업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평범한 외모와 키를 가졌지만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룬 최솔 승무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 최솔 승무원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항공 통역승무원으로 재직 중인 3년차 최솔이라고 합니다. 한국인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한국필리핀 지역노선에 탑승하며 통역을 주 업무로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Q. 승무원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해외문화에 관심이 많아, 당시 외국 하이틴무비 감상하는 것이 취미였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레 여러 나라를 오가며 일할 수 있는 승무원이란 직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남들과 비슷한 학창시절을 보내며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첫 모의고사성적을 올 5등급으로 받았습니다. 승무원은 커녕 대학도 못가게 생겼다며 좌절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에서 에미레이트 항공사의 한국인승무원 홈페이지를 발견하였습니다. 단아한 외모가 매력적인 그분의 비행 일기와 세계 각 국을 돌아다니며찍은 사진들을 보며 승무원의 꿈은 더욱 확고 해졌고, 특히 외항사에 들어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5등급의 성적표를 받아 들고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느낀 저에게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고 표현할만큼 그분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제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이후힘들 때마다 롤모델이 되어버린 그 분을 보며, 열심히 승무원의 꿈을 키웠습니다. 덕분에 무리없이 서울 4년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고, 영어 성적도 많이 올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승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한 것들은 무엇인가요?

A. 플래너를 사고 승무원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적어보았습니다. 크게 서류전형, 면접 대비 스터디, 면접을 위한 외모 관리, 내게 맞는 헤어&메이크업 스타일 찾기로 간추려지더군요. 저는 노력해도 바뀔 수 없는 평범한 외모와 키와 같은 저의 약점보다는 노력으로 충분히 성취 가능한 어학능력, 적정 체중 등승무원으로서 자질을 갖추는데 집중하였습니다.

 일차적인 목표는 서류전형 통과 후 면접 기회를 얻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어학의 경우 토익 900, 중국 교환학생 과정 후 HSK6급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또한 국토대장정과 국립중앙박물관멘토링 프로그램, 자원봉사 등 여러 대외활동을 하며 다양한 사람과 환경을 경험하였습니다. 이는 면접 때 나는 어떠한 새로운 환경에서도 적응해낼 수 있는사람이다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소중한 저만의 스토리가 되었죠.

 서류 통과 후 면접은 전직 승무원 선생님 주도하에 스터디를 하거나, 승무원 학원에서하는 외항사 채용설명회 등에 참여하며 준비했습니다. 외항사 기출문제 100개정도를 뽑아 영어로 답변을 달고 전부 외웠습니다. 또한 승무원 면접에 있어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타직종에 비해 중시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승무원 준비를 할 때에는 피부관리와 다이어트에도 힘썼던기억이 나네요.

 

Q. 취업준비를 하며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 있나요??

A. 힘들었던 점은 졸업 학년이 되면서부터 승무원만을 고집하기엔 불안했던 현실이었습니다. “너보다 예쁘고 똑똑한 사람들도 떨어지는 게 승무원”이라는 주변의 시선, 높은경쟁률 같은 것들. 그 즈음에는 승무원의 꿈을 마음 한 켠에 넣어두고,여느 친구들처럼 취업준비를 했죠. 유명한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기업 분석, 직무분석도 하고 취업 멘토링 강의도 들어봤어요.

 그런데 제가 그일을 하는 상상이 전혀 안 되더라고요. 그 업무에서 내가 어떤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도 도통 모르겠고, 사실 그 직무가 무슨 일을 하는지조차 정확히 모르면서 ‘자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취준생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당시에 저는 참 우울했어요. 하루에 10개 이상의 자소서를 써야하는 취준생의 현실이 슬픈 것이 아니라 내가하고 싶은 일’, ‘나의 목표가 없다는 것이 절 괴롭게 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사실 목표가 없다는 것 보다 꿈에 대한 용기가 없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들어요.

 그러던 어느 날서점에서 승무원 관련 책을 한 권 읽게 됐습니다. 비행기 탑승부터 비행 끝날 때까지의 승무원의 업무, 기내 방송문 등이 소개되어있는 책이었는데 선 채로 단숨에 몇 백페이지의 책을 다 읽었습니다. 승무원의 업무를 나열 해놓은 부분을 보는데, 읽자마자 자연스럽게머릿속에서 제가 비행기 안의 승무원이 되어 모든 업무를 순서대로 하는 모습이 그려졌어요. 너무 신기해서승무원이 하는 기내 방송문도 작은 목소리로 따라 읽어봤는데 저를 위한 대사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 읽는 내내 설레었던 제 자신을 보며, 현실이 두려워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는 일은 스스로에게 비겁한 일이라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이 때부터 용기를 내서 앞서 말한 승무원 스터디, 채용설명회등을 찾아다니며 보다 적극적으로 승무원 면접을 준비하였습니다.

 때로는 ‘카더라통신’이라고 “~~한다더라” 라는 수많은 인터넷의 게시물, 댓글소문들에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외항사 승무원은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해야 한다더라, 예쁘고 피부도 좋아야 한다더라, 키 제한이 이렇다더라” 등등.. 그런 글들을 볼 때마다 사실 많이 두려웠지만 저는 의식적으로라도 ‘이렇게 많은 외항사 중에 내가 갈 회사하나 없겠어?’ 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승무원 꿈에대한 간절함을 가지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였습니다.

 

Q. 승무원 준비하는 후배들, 특히 외항사 승무원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취준 꿀팁을준다면요?

A. 외항사의 경우 획일화된 이미지의 인재가 아닌 본인의 개성과 장점을 잘어필할 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합니다. 일례로 면접 복장부터가 노란색 원피스, 파란색 자켓, 분홍색 정장 등 스스로 어울리는 복장을 선택할 수있어요. 면접 복장과 헤어스타일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고 그에 어긋나면 감점이 되는 국내 항공사와는 다른점이죠.

 면접 때 본인의개성과 장점을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 나는 어떤 사람의 성격이고, 이 점은 내가 승무원이 되었을 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스스로에 대한 분석을 해보세요. 승무원이라고 해서 꼭 성격이 외향적이어야 하는것도 아니고, 이미지가 반드시 단아해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내향적인사람이 빛이 발하는 순간이 있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이 빛이 발하는 순간도 있어요. 승무원 직업 특성상 만나는 승객도 다양하고, 접하는 환경도 매일매일이다르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화려한 면접 복장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흰 셔츠와 검정색치마를 입고 면접에 임했습니다. 자칫 평범해만 보일 수도 있지만 저의 장점인 소탈함과 정직함이 강조되는 기본 스타일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것이죠. 나 자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기, 그리고 이를 직무와 연관시켰을 때 어떻게 장점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충분히 고심하고 이를 면접관에게 잘 전달하시기 바랍니다.

 

▲ 최솔 승무원의 면접 당시 사진

 

Q. 승무원라이프가 궁금합니다! 무슨 일을 하나요? 해당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A저는 기내 통역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말 그대로 한국 승객분들과 현지 크루들 사이의 통역을 담당합니다. 먼저기내 한국어 방송을 통해 한국인 승객분들이 국적기를 탄 것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실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승객 요청사항이나 기내 불만사항들이 발생하면 이를 통역하여 사무장님께 보고 드리고, 기내 응급 환자등이 발생할 때엔 승객 상태와 지병 여부 등을 체크하여 사무장님께 보고 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역량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입니다. 비행하면서 만나는 다양한 승객들과크루들과 잘 조화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능력들이죠. 실제 승무원 면접에서도 일부러 당황스러운 질문을하여 지원자의 임기응변 태도를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필리핀 항공의베이스(주 거주지)가 한국,일본인 것에 반해, 타 외항사 승무원의 경우 베이스가 외국인 경우가 많으므로 본인이 장기적인해외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여행과는 달리 막상 내 집과 가족 친구를 떠나 타지에서 오랜 시간 지내다 보면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하더라구요.

Q. 승무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한 한국인 승객분이 기억에 남네요. 어느날 공항사정에 의해 비행기가 지연된 적이 있었어요. 몇몇 한국인 승객 분들은 말이 통하는 승무원이 저 혼자 였기 때문에 끊임없이 컴플레인을 걸어 고함을 지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지연의 경우, 승무원이 해결해드릴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삿대질을 하시는 손님들을 응대하며 많이 지친 날이었죠인천 도착 후어느 승객 분이 쪽지 하나를 건네주셨습니다 승무원님의 수고 덕분에 편안한 비행이 되었다는 종이 한 페이지 가득한 격려의 글이 쓰여져 있었습니다큰 감동을 받았고 그 쪽지는 코팅해서 제 방 책상에 붙여 놓고늘 보면서 힘을 얻고 있어요. 그 외에도 힘들겠다며 간식거리를 나누어 주시는 승객들부터 “한국인승무원이 있어서 좋네요~ 고맙습니다”는 승객들까지! 모두 저에게 모두 소중하고 감사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볼 스펙업의 수많은 20대들, 취준생 등의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특출 난것 없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항공운항과가 아닌 일반 인문대를 졸업하였고, 163cm에 평범한 외모와 성격을 가졌습니다. 그런 제가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승무원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간절함’이라고생각합니다. 평범하기에 간절함과 끈기가 더 커진 것 같아요. 정말 간절한 사람에게는 신기하리만큼 기회가 주어지고 길이 열리거든요.

 간절함을 가지고 목표에 집중하되,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라며 기회가생겼음에도 도전을 미루지 마시기 바랍니다. 부딪혀보세요! 실패는성공의 과정이니까. 오히려 실전에서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라 확신해요저의 이야기를 보고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 점점 꿈을 잃어가고 있는 20대 분들이 용기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에게하고 싶은 말은 없냐는 질문에 최솔 승무원은 “겁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특출 나게 뛰어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꿈꾸고 용기 냈던 과거의 자신에게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대답하였다. ‘꿈’을 이야기하는 최솔 승무원의 모습은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그녀는 앞으로도 새로운 꿈을 찾을 것이고,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온 걸까. 이 글에 그 정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간절함’이 가장 큰 무기였던 최솔 승무원의 이야기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심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