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유니폼에 친절한 미소, 능숙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권선미 계장(경남은행)을 보면 천생 은행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행원이 된 그녀의 행적 역시 이 어려운 시대의 취업난, 취준생의 고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 하지만 모든 취준생이 그러하듯, 그녀에게도 고민과 불안의 시간들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처음부터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권선미 계장의 인터뷰를 보면 명언 한 구절이 떠오른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금융권 취업을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던 그녀가 은행에 입사하게 된 것은 다양한 관련 인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생각지 못했던 직장에서, 그녀는 늘 준비해왔던 ‘전공’을 살려 원하던 일을 하고 있다.

 

모든 기회를 자신의 편으로 만든 행운의 그녀, ‘소통’이 은행 취업의 핵심 역량이라고 주장하는 권선미 계장에게 은행 ‘취뽀’ 스토리에서 은행원의 하루까지, 궁금한 모든 것을 들어봤다.

 

▲ 권선미 계장. 목에 걸고 있는 경남은행 사원증이 눈에 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권선미 계장입니다! 2010년 건국대학교 상경대학 국제무역학과에 입학해 1년 휴학, 한 학기 졸업유예를 거쳐 2015 8월에 졸업했습니다. 그해 10월 경남은행에 합격해서 약 2개월 간 (혹독한) 연수기간을 거쳐 12 23일 정식 발령을 받았고, 곧 입행 1년을 바라보고 있는 막바지 신입 행원입니다.

 

Q. 처음부터 은행(금융권)에 입사하는 목표를 가지고 계신 것은 아니었다고 들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실 때에는 어떤 직무를 생각하셨나요? 또 어떤 계기로 은행에 입사하게 되셨나요?

A. 금융권을 꿈꾸는 취준생들, 그리고 몇 차례 탈락의 고배를 맛본 뒤에 합격한 우리 동기들한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저는 금융권을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전공 공부가 좋았고 재밌었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었거든요. 결론적으로 저는 제 스펙에 맞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또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직장인 줄 알았지만 지금은 전공과 가장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답니다.

대학교 3학년이 되면서 슬슬 취업에 대한 압박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뭘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취업을 준비하자니 막막하기만 했어요. 그래서 1년 간 휴학을 결심했고, 휴학기간 동안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내 진로와 미래를 결정하는 기로에 서있었기 때문에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휴학하면서 인턴 활동도 해보고, 자격증도 따고, 어학성적도 만들고, 취준생이 되기 위한 준비를 했어요. 그리고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내가 가장 오랫동안 공부했고, 좋아했던 전공 쪽으로 진로를 결정했고 무작정 한 군데, 두 군데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공 관련기업 위주로 준비하다 보니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는 있었지만 지원할 수 있는 폭이 좁아서 불안해지기 시작했어요.

졸업과 함께 불안감은 더 커졌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15년 하반기에 내 스펙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금융권 도전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인턴활동을 했던 곳이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었고, 한국은행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도 있었습니다. 상경대학 내 경제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경제학도 접했었기 때문에, 금융권과 관련된 모든 접점들을 찾아 제일 먼저 경남은행에 지원했고, 결국 합격하여 은행원이 되었습니다.

사실 덜컥 합격하고 나니 원했던 진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는데요. 지금 저는 전공과 가장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아직 신입이지만 지점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외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Q. 취업을 준비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현 직장에 지원하실 당시의 전형과정과 각 전형에 어떻게 대비하셨는지, 혹 도움이 된 스펙이나 특별한 대비방법이 있었다면요?

A. 처음으로 지원한 금융권 회사였는데 덜컥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다행히 같이 합격한 친구가 있어서 친구와 함께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우선 필기전형을 위해 금융 상식 책을 사서 공부했습니다. 다행히 필기전형 시험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다음 면접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친구를 만나서 면접 기출문제를 찾아서 답변을 준비하고, 그 당시 상황에서 나올 법한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지점 몇 개를 같이 방문했습니다. BNK 금융지주 내 은행이 되고 나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현재 은행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팔고 있는 상품은 무엇인지 묻고, 분위기를 파악해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최종 면접에는 친구와 함께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혼자 준비해야 했고, 처음으로 얻게 된 최종면접이라는 기회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저 ‘솔직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최종면접을 보게 되었고, 합격이라는 소중한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면접에서 가장 어필했던 것은 금융권 관련 경험이었어요. 비록 금융권을 목표로 하진 않았지만, 관련 공부를 했었고 인턴과 아르바이트 경험을 통해 금융권과 접점이 많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은행이라는 곳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딱딱하게 준비한 답변만 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인간다운 면을 보여드리려고 했고 이런 점을 지금은 제 선배님들이 된 면접관들께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Q. 현재 하고 계시는 일은 어떤 일인가요?

A. 현재 저는 지점에서 외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지점에서 보유한 외화 현찰을 관리하고 해외에 송금하는 업무가 가장 자주 하는 업무 중 하나입니다. 수출입 거래도 일어나는데, 수입신용장을 발행하고, 그 신용장에 따라 선적서류가 도착하면 서류를 접수, 인수하고, 결제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수행하고 있어요. 물론 무신용장 거래도 하고 있습니다.

발령 받고 5개월 동안은 수신업무를 봤어요. (‘수신’은 여러분들이 은행에 가면 주로 하는 업무들을 말합니다. 통장을 만들거나 입출금 거래를 하거나 하는 창구 업무에요.) 그리고 4개월 정도는 대출을 맡았어요. (은행에서는 대출업무를 ‘여신’이라고 표현합니다.) 담보대출은 아직 경험이 많이 없고, 주로 신용대출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외환계를 담당하고 있지만, 지점에서는 외환 업무보다 여신 업무가 훨씬 많기 때문에 대출도 같이 하고 있어요.

입행한지 1년이 안됐지만 수신, 여신, 외환을 모두 경험하는 일은 흔치 않다고 생각해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지점이 ‘기업 점포’라는 영향이 큽니다. 영업점은 크게 ‘가계 점포’와 ‘기업 점포’로 나뉘는데, 가계 점포에서는 외환 업무가 잘 일어나지 않지만 자주 일어나는 다른 업무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어요. 반대로 기업 점포에서는 가계 점포보다 다양한 업무를 접해볼 수 있습니다.

 

Q. 은행의 경우 단순히 고객을 응대하는 영업시간보다 영업시간 전후의 업무시간이 길다고 들었는데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가장 알려주고 싶었던 게, 은행 영업시간이 9시부터 4시라고해서 은행원들이 9시에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하는 게 (절대) 아니라는 거였어요. 영업시간은 물론이고 그 전후에도 어마어마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평균적으로 7시반 정도에 지점에 들어서면 유니폼을 갈아입고 ‘오늘도 무사히’라는 마음으로 업무를 시작할 준비를 합니다. 저는 항상 전날 퇴근하기 전에 다음 날 해야 할 일들을 이면지에 적어두기 때문에 우선 오늘 하루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파악합니다. 그리고 전날 일어났던 여신 및 외환거래에 대한 보고서를 10개 정도 결재를 올려요.

은행이 문을 열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합니다. 외화 송금이나 신용장 개설 및 접수, 대출 상담 등을 주로 하지만 10일이나 말일 같은 경우는 창구가 많이 밀리기 때문에 수신업무도 같이 해요. 손님을 상대하기도 하지만 전화도 수없이 걸려오지요. 일반 고객님들의 문의전화부터 업체 거래 관련 전화까지 하루에 약 60통까지 받아본 것 같아요. 내점 고객이나 전화 상담처럼 손님을 상대하는 중에도 제 업무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상담과 업무를 병행합니다.

정신없이 4시가 되고 지점 문을 닫으면 가장 먼저 원화 및 외화 시재를 정산하고, 그날의 실적을 보고하고, 영업시간 중에는 바빠서 못했던 일들을 시작합니다. 결재가 내려온 보고서를 챙기고, 상담했던 대출 내용을 전산에 입력해서 심사합니다. 외화송금이 들어오면 업체에 확인해 보내주고, 신용장 개설 의뢰 건에 전문이 제대로 나왔는지 확인합니다. 가끔 업무에 실수가 생기면 그날 바로 보완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퇴근할 시간이 됩니다.

 

Q. 은행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업무 능력이나 역량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사람들과 소통할 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행에서영업‘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는 건 모두들 잘 아실 텐데, 사실 영업이 참 쉽지 않은 일이에요. 가끔 외근을 나가서까지 영업을 하곤 하는데, 그렇게 다니다 보면 내점 고객에게 얼마나 정성을 다해야 하는지 느끼게 된답니다. 물론 필요에 의해 방문하시지만, 바쁜 생활 중에 시간을 내 우리 지점에 방문해주신 것이기에 매 고객마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고객님이 제 앞에 오시면 필요로 하신 업무를 정확, 신속, 친절하게 처리해드리고, 그 외에 추가로 도와 드려야 하는 것은 없는지, 고객의 거래 상황을 보았을 때 추천할 만한 금융상품은 없는지 계속 생각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과 끊임없이 대화하게 되는데, 이때 고객이 나와 대화하고 싶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 말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어려운 은행용어로 설명하면, 정말 본인에게 필요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듣고 싶지않게 되고, 결국 고객도 저도 기회를 잃게 돼요. 고객의 필요에 의해 방문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화와 소통입니다.

 

Q. 일을 하면서 즐겁거나 보람을 느끼실 때와 힘들고 어려우실 때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앞서 업무시간에 대해서도 여쭤봤는데요, 은행의 업무 강도가 세다는 말이 많은데 어떻게 느끼나요?

A. 고객과 소통이 되었다는 것을 느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실적을 위해 일방적으로 제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제안했을 때 고객이 기분 좋게 수락하면 그보다 더한 보람이 있을까요! 또 저는 고객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껴요.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제 마음이 전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한 가지, 아직도 생생한 보람된 기억이 있는데요. 저희 지점 고객님들은 대체로 연령대가 높으신 편이라, 25일이면 연금을 찾으러 많이 방문하십니다. 제가 수신 창구에 있을때 자주 방문하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항상 웃으면서 말씀해 주셔서 저도 항상 기분 좋게 업무를 처리해드리곤 했습니다.

25일이 되어 여느 때와 같이 연금을 찾으러 오셔서 출금하여 돈을 드렸는데, 고맙다고 하시며 저에게 과자를 사 먹으라고 천 원을 내미셨습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고 말씀드리며 돌려드렸고, 그 순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연금 수급자에게 천 원이라는 돈은 클 수도, 적을 수도 있는 금액이지만 그 여부에 상관없이 저에게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한 경험이었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는 그 반대의 경우입니다. 나름대로 많이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내 노력과는 무관하게 결국 모든 것이 숫자로 다 집계되기 때문에 결과를 보면 속상하죠. 그리고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다 보면 가시가 박힌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도 친절해야 하지만, 저도 사람이다 보니 속상할 때가 있어요.

은행권의 업무 강도는 센 편인 것 같아요. 물론 다른 기업들도 다 힘들겠지만, 은행은 날마다, 달마다, 반기마다 채워야 하는 목표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그 목표를 맞추려면 많이 버겁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규정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것을 다 파악하고 그에 맞게 업무를 처리하려면 생각해야 될 것이 여간 많은 게 아닙니다.

 

Q. 직무와 관련해서 혹 앞으로 꿈꾸시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으시다면?

A. 개인적으로 지금 하고 있는 외환 업무를 좀 더 잘하고 싶어요. 은행원이 되고 가장 먼저 합격한 자격증이 외환전문역 1종이고, 어제만 해도 외환전문역 2종 시험을 치고 왔답니다. 내년에는 CDCS라는 국제신용장전문가 자격증을 준비해볼까 합니다. 타지 근무를 하게 된다면 본부 외환사업부에서 근무해보고 싶어요. 저희 은행에서 외환 쪽으로 가장 유명하신 선배님과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은행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과 취준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사실 금융권을 꿈꿨던 은행원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과 취준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는 게 좀 부끄럽지만, 제가 언급했던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들 금융권과의 접점은 저보다 더 많으실 테고 은행에 합격해서 배우는 업무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 터득할 수 있지만, 소통하는 능력은 규정에도 없이 정말 스스로 터득해야 하고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 필요한 것을 알아내고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은행원도, 고객도 서로 만족할 수 있는 길이기에 면접관들께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